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백신
원래 기술 관련 내용만 공유하려고 만든 블로그인데, 최근에 코로나19 백신 1회차 접종을 무사히 마쳤고 잘 생활하고 있기에 앞으로 접종 받을 분들을 위한 접종 후기를 공유하고자 한다.
접종 및 블로그 작성의 계기
근 1년 넘게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모두의 삶은 크게 영향을 받았고 현재도 진행 중인데, 백신으로 어느 정도 사회가 안정을 찾아가고 몇몇 나라에서는 방역을 위한 마스크 착용 규정을 완화하는 등 좋은 변화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한편으론 접종 과정에서의 면역 반응에 대한 많은 우려를 하고 있고, 언론에서는 백신 접종 이력이 있는 사망자에 대해 ‘백신 접종 후 사망’ 등의 자극적인 제목으로 연일 보도하며 팝콘 튀기기에만 바쁘다.
면역 형성 과정 중 이상 반응이나 실제 백신과 연관된 사망 사례에 대한 부정을 하고 싶은 건 아니다. 부작용들은 존재하는 현상이며, 사람의 체질이나 기존에 앓던 질환에 따라 명을 달리하시는 분들도 실제로 존재한다. 결국 이러한 리스크에 대비하여 접종했을 때 실익이 얼마나 큰가가 중요한데, 국내에 들어온 백신들은 모두 충분한 실익을 가지고 있다. 부작용에 대해선 대부분 보호자나 동거인이 있을 때 즉시 병원을 찾는 경우 조치 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는 접종에 대한 긍정적 경험과 면역 형성으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자신감과 안도감을 바탕으로 모두가 밝은 내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경험을 많이 공유해야한다. 그러한 일환으로, 접종후기를 작성하게 되었다.
접종 대상자가 아닌데 합법적으로 대기하는 법
대한민국은 감염 위험도가 높은 직군과 연령별 중요도에 따라 순서대로 접종 순서를 정하여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그래서 이러한 조건에 해당되지 않는 중장년, 청년, 청소년에게는 현재 굉장히 낮은 우선순위가 부여되어 있다.
그런데, 백신 주사의 특성을 생각하면 이 중에 살짝 끼어서 먼저 맞을 수 있는 방법도 존재한다. 속칭 노쇼(No-Show) 백신 접종으로 불리는 것으로, 백신 한 병을 개봉하게 되면 이걸 다 접종하거나 미접종분에 대해선 폐기를 해야하는데 굉장한 손해다. 이 남은 분량이 한 명 정도라면 그냥 버릴 수도 있겠지만, 만약에 3~4명 가량이 더 맞을 수 있는 양이라면 누구라도 맞을 수 있는 사람이 맞는 것이 이득이다. (물론 병원 의료진의 추가 업무량이 발생된다.)
예를 들어 한번 개봉하면 7명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이 있고, 오늘 접종 자는 35명인데 2명이 개인 사정 또는 건강상의 사정으로 접종을 받지 못한 경우에 이 2명에 살짝 끼어 맞을 수 있다면 백신은 버려지지 않게 되고 접종자 수는 올라간다.
2021년 5월 중순부터 공식적으로 언론에 언급되고, 결국 주요 포털사를 통하여 5월말부터 이 접종 대기자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준비하기로 하였다. 나는 그 이전에 받았으므로 개별적으로 위탁 접종 병원을 확인하여 연락 후 대기했다.
병원마다 이를 관리하는 곳이 있기도 하고, 업무처리가 번거로워 안하는 곳도 있으니 잘 문의하여 대기한다. 그리고 접종하고 싶은 백신은 고를 수 없다. 위탁 접종 기관이 취급하는 백신을 맞게 된다. 그리고 접종 가이드라인 또한 해당 백신에 맞게 적용되므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만 30세 제한이 걸려있는 점 미리 확인하고 문의하길 바란다.
대기 중 참고 사항
- 접종 당일에 아파선 안된다. 문진시 현재 컨디션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 한다. (37.5도 이상 열, 감기 증상 등)
- No-Show 접종은 언제 발생될지 모른다. 집/학교/직장에서 가까운 위탁 접종 병의원에 문의하고, 30분 이내에 맞으러 갈 수 있는 편이 좋다. (나의 경우는 점심 식사 중에 전화왔고, 그날 오후 2시에 바로 접종 받았다.)
- 백신을 선택할 수 없다. P사의 백신 맞고 싶다고 문의해도 선택해서 맞을 수 없다는 뜻.
접종
점심 식사 중 갑자기 백신 맞을거냐고 대기 중인 의료기관에서 연락이 왔다. 이런식으로 연락오면 늦어도 몇시까지 오라고 하거나, 30분 내로 오라는 식으로 즉시 와달라는 요구를 받게 된다.
병원에 가면 질병관리청에서 발행한 안내문을 받고, 체온 측정 후에 의사와의 문진이 진행되고, 문진이 끝나면 바로 접종에 들어간다.
주사는 팔의 상박 근육에 깊숙히 찌르는 방식이다. 접종 전 신분 확인을 다시 하고, 접종자 눈 앞에서 백신 약재를 확인해준 다음에 접종이 이루어지며 접종 후 15분간 급성 이상 반응 여부를 확인한다.
나의 경우에는 접종 후 15분 뒤에 37.3도 가량으로 열이 상승했다. 이 열은 다시 떨어졌기에, 그날 오후에 근무는 무사히 마치고 퇴근했다. 접종 직후 약 4시간 동안, 정밀한 업무로 정신적 집중이 고도로 필요한 작업이 아니라면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정도의 어지러움이 있었다.
정밀 기기 조작이 필요하면 이 시점부터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저녁에 퇴근 후 귀가길에 운전하는데 몽롱한 상태가 이어져 약간 위험했다.
타임라인
접종 후 48시간 동안 트위터에 틈틈히 기록한 내용을 정리하였다. 기록이 끊어진 시점에는 잠들었거나, 아파서 기록이 어려운 시점이 있었다.
접종 1일차
- 15분: 체온이 37.3도로 상승, 약간의 어지러움
- 1시간: 체온 정상화, 약간의 어지러움은 있으나 근무 가능
- 2시간: 잠시 회사 휴게실에서 휴식
- 3시간~6시간: 36.8~37도 사이에서 유지. 운전하기에는 반응이 살짝 느려짐. 일상 생활은 가능
- 6시간 30분: 36.3도. 저녁식사는 일상적 메뉴로 완료
- 8시간: 36.3도. 평소보다 약간 더 피곤한 느낌. 주사 접종 부위 주변 100원 동전 크기만큼 단단해지고 아픔
- 9시간: 8시간차 대비 특이사항 없음
- 10시간: 접종 부위 주변으로 500원 동전 4~5개 영역만큼 누르면 아픔. 팔이 눌리는 자세로, 옆으로 누워서 자기 어려움
접종 2일차
- 11시간: 통증 예방 차원에서 아세트아미노펜 650mg 서방정 1알 섭취. 취침 준비
- 12시간: 주사 부위 통증이 있음. 취침 시작
- 16시간: 새벽 5시경 강제 기상. 주사 맞은 팔의 팔꿈치위로 아프고, 추위 경험. 강한 몸살 기운
- 19시간: 겨울 이불 2개를 덮음. 따뜻해져서 다시 잠. 아침 식사 거름
- 20시간: 체온 38도, 두통이 있는데 왼쪽 머리쪽이 더 깨질 것 같음
- 22시간: 체온 38도 유지, 두통 때문에 참기 힘들어 해열제 2알 섭취
- 24시간: 잠시 열과 통증이 감소되어 점심 식사 후 산책
- 25시간: 땀을 많이 흘렸고 체온은 정상
- 26시간: 이른 저녁식사 완료. 다시 몽롱해지면서 열이 오르기 시작
- 28시간: 체온 38도. 아침보다 힘들어짐
- 30시간: 체온 38.2도. 해열제 섭취 후 취침 시도
접종 3일차
- 41시간: 체온 37.7도. 미열은 있으나 몸을 움직일 수 있고, 두통은 참을만한 수준
- 44시간: 접종 2일차에 앓아 눕느라 제대로 씻지 못해서 온수 목욕 시행, 약간 어지러움과 두통은 참고 게임도 할만함
- 46시간: 아침 식사 가능. 아침 공기가 무척 개운하고 상쾌하다는 주관적 느낌을 받음
- 47시간: 체온 37.2도로 거의 정상으로 떨어짐
- 48시간: 체온 37.0도 유지. 약간의 두통 빼고 정상적 생활 가능
면역 반응에 대한 총평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은 1차 접종시 많이 고생하게 되고, 2차 접종 때 훨씬 가벼운 반응이 일어나며 2차 접종 후 약 2주 뒤 백신이 의도한 면역력이 완전히 달성된다고 한다.
젊은 연령대로 갈수록 반응이 격렬하다고 의사와 문진시 안내를 받았는데, 실제로 접종 2일차 오전 5시부터 3일차 오전 3시까지 약 22시간 가량 고생한 걸 생각하면 접종 다음날에 대한 연가는 반드시 필요할 것 같다.
열과 어지러움 보다는 두통으로 인한 고통이 심했으며, 이 두통은 아세트아미노펜(상품명 타이레놀) 약을 섭취함으로써 진정될 수 있다. 머리를 드라이버 뒤의 손잡이 부분으로 세게 때린 것처럼 아픈 느낌이었다. 이 두통은 탈수와도 연관이 좀 있을 것 같은데, 아파도 무조건 수분 섭취를 잘 해주어야한다. (수분 섭취는 의사도 당부한 부분)
그냥 물을 먹기 힘들다면 포카리스웨트 같이 달달한 맛이 있는 이온음료를 섭취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특히 아파서 식사가 어려운 경우에는 열량 섭취 또한 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이게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평균적으로 아픈 정도는, 아무것도 못할 정도는 아니고, TV 프로그램을 시청하거나 만화책을 보는 정도는 큰 무리가 없는 준이었다. 참기 어려울 때 섭취한 해열진통제로 통증이 완화된 동안에는 잠시 밖에 나가서 산책을 하기도 했다. 아예 몸을 움직이지 않는 것보다, 옷을 따뜻하게 입고 가벼운 산책 정도와 스트레칭을 해주는 게 좋은 것 같다.
전기온열매트를 추천한다. 접종 2일차 새벽에 자다가 깬 이유는 추워서 깬 것이기 때문. 당시에 깨어날 때 몸 상태의 느낌은, 겨울에 창문 열어놓고 이불 안 덮고 자다가 얼어죽기 전에 깬 그런 컨디션이었다.
접종 48시간 이후
큰 이상 없이 무사히 잘 지냈다. 접종 3일차에는 정부 국민비서 서비스를 통하여 면역 반응 및 이상 증상 관련 문진 안내와 관련 부작용 시 조치 요령이 기재된 문자 메시지가 도착한다.
48시간 이후에도 약간의 피로감은 있었으나, 생활하는데는 크게 지장 없는 정도로 무난한 상태였다. 오히려 전날 늦게까지 게임하던게 더 피곤하게 만든 것 같았다.
후기
정말 특이한 경험인데, 접종 3일차 아침에 그 어느때보다 공기가 신선하고 기분이 상쾌해지는 개운함을 느꼈었다.
백신 접종으로 인한 심리적 안도감과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큰 도움이 된 것 같았다. 그리고 완전히 기분탓으로 돌리기에도 그런게, 실제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에, 코로나19 부작용이 자연 치유되거나 증상이 완화되었다는 경험담이 있다는 기사가 보도된 적이 있다. (관련 기사 Some Long Covid Patients Feel Much Better After Getting the Vaccine) 실제 주변의 화이자 백신 접종 받은 분 경우에 2차 접종이 끝나고 갑자기 상쾌해졌다는 경험을 한 분들의 증언이 있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혈전 관련 부작용으로 많은 우려가 있는데, 이 부작용은 대부분 이상 증상 발생시 병원에 바로 방문할 경우 조치 가능한 경우가 많다. 적기에 치료하면 정상으로 돌아간다는 것.
빠른 종식으로 사무실에서 코딩할 때 마스크 벗고 창문 열고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맑은 머리로 편하게 동료와 일하는 시기가 오길 바란다. 그리고 지칠 때 우리를 재충전해주던 귀한 여행의 시간 또한 돌아올 수 있기를.
면책사항
작성자는 의료 전문가가 아니므로 의학적 지식에 대해선 틀린 정보를 기재할 수도 있다.
개인적인 경험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접종 후 다른 경험을 하게 될 수 있다.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반드시 의료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